2017년 4월 인천 강화도 허허벌판에 한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 50여마리가 방송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할아버지는 폐지와 고물을 팔아 개들을 돌봐왔다고 하는데요. 알고 보니 개들은 배설물 청소를 쉽게 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뚫은 '뜬장' 속에서 살면서 잘 먹지도 관리 받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형 품종견들이 많았고, 임신한 개들도 10여마리가 넘었지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활동가들은 할아버지를 어렵게 설득해 임신한 개들부터 순서대로 50여마리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임신한 채 구조된 미니핀 모견 '오디'는 구조된 후 6월 강아지 사형제를 낳았습니다. 다행히 오디와 삼형제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새 가족을 만났는데요, 울프(3세∙수컷)만이 아직까지 입양을 가지 못하고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울프는 매력적인 회색 털에 늠름한 늑대를 닮아 활동가들이 지어준 이름인데요. 실제로는 순한 성격에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최주희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양팀장은 "쉼터에서 태어나 3년 4개월가량 임시보호 한번 나가지 못했다"며 "활발하고 당찬 성격이기는 하지만 쉼터에서의 모습이라 쉼터 밖을 나가면 소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쉼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만 지내다 보니 이곳에서는 당차고 씩씩한 모습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울프는 다른 개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는 편이지만 질투심이 있다 보니 울프 만을 예뻐해 줄 가족이면 더 좋겠다고 합니다. 최 팀장은 "울프에게는 쉼터가 세상의 전부"라며 "울프에게 새로운 세상과 가족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어 "입양을 가더라도 낯선 소리나 환경에 겁낼 수 있기 때문에 울프가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차근차근 알려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며 "입양처뿐 아니라 임시호보 가족도 찾고 있다"고 해요.
보호소가 세상의 전부인 울프에게도 올 겨울 따뜻한 가정에서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집밥도 먹고 산책도 하는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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