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이제, 시골 외

입력
2020.10.16 01:00
18면
교양ㆍ실용


◇이제 시골

임경수 지음. ‘회사 다니기도 힘든데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며 살까.’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은 쉽게 귀농을 입에 올린다. 하지만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자타공인 귀농ㆍ귀촌 전문가인 저자는 귀농에 성공하기 위해선 귀농에 대한 환상부터 깨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귀농 입문자들이 귀담아 들을 만한 조언들로 가득하다. 큰 돈을 벌 생각으로, 농사만 짓겠다고 하면 금방 나가 떨어지기 쉽다. 중요한 건, 가슴의 소리를 듣고 본능에 귀를 기울이는 일. 저자는 농사에만 전적으로 매몰되지 말라며 ‘반농반X’를 주장한다. X를 찾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책은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한 ‘퍼머컬처’ 등 구체적인 귀농, 귀향 디자인의 팁도 알려준다. 저자는 현재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서 귀농인들을 지원하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소일ㆍ176쪽ㆍ1만3,000원


◇인생에 대하여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톨스토이 서거 110주년을 기념한 톨스토이 사상 선집이 나왔다. 이 저서를 통해 톨스토이는 인간이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이성적 존재로 성장하는 것은 자연법칙이며, 그 이성적 존재의 행복이 오직 세계와 타인에 대한 사랑에 근거한다는 것을 해박하면서도 쉽게 설명한다. 그는 위대한 현자들이 되풀이한 인생론만 되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실한 생명을 발견해보길 권한다. 인생의 의미뿐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의 고귀함을 역설하며 우리에게 삶의 보람과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톨스토이의 종교 저술 작업의 사상적 근간이 됐던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도 이번에 함께 번역돼 나왔다. 바다출판사ㆍ272쪽ㆍ1만5,000원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

마이클 오스터홈·마크 올셰이커 지음. 김정아 옮김. 2017년 출간되었다가 코로나19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알려지며 2020년 역주행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 미국의 한 역학 조사관이 공중보건 분야에서 벌어진 전염병 문제의 최전선에서 미생물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한 경험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저자는 경험과 지혜를 종합해, 감염병 병원체를 추적하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와 문제 해결을 위해 모색되어 온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전염병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제공함으로써,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혹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팬데믹 극복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글항아리ㆍ416쪽ㆍ1만8,000원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 엮음.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은 자활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극복하고자하는 노숙인들을 돕기 위한 과정이다. 이 책은 이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을 모아놓은 공동 문집. 수강생들은 저마다 새롭게 발견해낸 삶과 가족의 의미,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최선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공동체의 질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만들어나갈 새로운 삶에 대한 꿈과 희망 등을 시와 산문 형식으로 표현한다. 어떤 기록이나 르포보다도 노숙인의 삶의 현장을 정밀하게 그린다. 삼인ㆍ464쪽ㆍ1만9,000원


◇자본주의에 맞서는 보수주의자들

피터 콜로지 지음. 이재욱 옮김. 보수주의가 자본주의를 비판할 것이라고 상상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좌파적 정책의 산물로 취급돼온 뉴딜 정책의 실행자 루즈벨트도 보수주의자였다. 작은 정부론의 신봉자라고 알려진 하이예크조차 강력한 국가를 지지했다. 이 책은 보수주의에 대한 단편적인 판단 대신 입체적 관점에서의 해석을 시도한다. 영향력이 큰 경제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변화에 맞서 싸운 보수주의자들의 양가성을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드러낸다. 보수주의자들이 지지해온 경제적 분권화, 보수주의적 복지국가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한다. 회화나무ㆍ376쪽ㆍ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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