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 서비스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최근 2년 사이 연간 188만원까지 올라간 배달 오토바이 보험료 체계가 개편된다. 금융당국은 배달 종사자들이 낼 수 없던 대인, 대물 자기부담금을 허용해 보험료를 낮출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5일 배달 서비스 종사자의 오토바이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배달의민족, 쿠팡잇츠 등 배달 대행 서비스가 확산하고, 코로나19로 배달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해 배달용 오토바이 운행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자연히 사고도 늘어나면서 배달용 오토바이(유상운송용 이륜차)의 보험사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은 116.4%다. 이는 가정ㆍ업무용(77.7%) 오토바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배달용 오토바이의 보험료도 지난 2018년 평균 118만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88만원까지 급상승했다.
문제는 보험료가 비싸지니 “부담 된다”는 이유로 아예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배달 오토바이를 운행하는 이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 그래도 운행량이 늘어 사고가 많은데,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져 사고 보장에 사각지대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배달 오토바이 보험에서 ‘대인ㆍ대물’ 부분에 자기부담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자기부담금은 사고가 났을 경우 발생한 손해의 일부를 ‘본인’이 부담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배달 오토바이는 자차 부분에서만 자기부담금을 낼 수 있었는데, 범위가 대인, 대물까지 넓어지는 것이다.
새로 도입되는 자기부담금은 0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25만원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자기부담금을 최대 100만원 선택하는 경우, 대인은 20.7%, 대물은 26.3%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188만원짜리 배달 오토바이 보험이라면, 최대 149만원까지 보험료가 인하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로 향후 안전 운전이 증가해 배달 오토바이 사고율이 낮아질 경우 자기부담금별 할인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별 배달 오토바이 운행자의 안전인식 제고로 무사고 상태를 유지하면 할인등급이 개선돼 추가 보험료 인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