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인형에 마약이? 급증한 특송화물, 밀수창구로 악용

입력
2020.10.14 10:32
고용진 의원 "관세 감면, 밀수 행위 철저 단속해야"

온라인쇼핑과 해외직구가 활발해지면서 일반화물보다 빠르게 세관을 통과하는 특송화물이 4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송화물을 악용한 관세 포탈, 밀수입 역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특송화물 통관 건수는 5,253만건으로 2018년 대비 24.5% 증가했다. 특히 2,350만건에 불과했던 2015년 이후 매년 늘어나 4년 사이 증가율은 123.5%에 달했다.

특송화물이란 일반화물보다 신속하게 수입 절차를 밟는 화물을 통칭한다. 일반화물은 통관에 수일이 소요되는 데 반해, 특송화물은 4~6시간이면 충분하다. 소형의 샘플류, 개인의 해외직구 물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상황에 신속한 통관절차를 노린 밀수와 관세포탈도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송화물을 이용한 밀수는 938건으로 시가 1,987억원어치에 달했다. 저가 신고를 통한 관세포탈은 총 87건이 적발됐으며, 원가와 저가신고액의 차액의 합은 59억원이었다.

최근에는 곰인형 2개에 대마 432g을 숨겨 특송화물 우편 형태로 반입한 마약사범들에게 징역형이 신고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특송화물을 이용해 밀수한 금괴 1,716억원치가 적발됐다.

고 의원은 “전자상거래 발달과 더불어 코로나19 등으로 해외직구, 특송화물 통관 규모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며 “통관절차의 허점을 노린 밀수, 탈세 의도의 허위 가격 기재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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