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쉬게 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가 생전에 미싱사로 일한 서울 동대문평화시장의 외벽이 240m 규모 가상현실(VR)로 구현돼 온라인(www.taeil50.org)에서 노동 관련 전시가 열린다. 버스비를 아껴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줬던 전태일의 쌍문동 집터 등 그의 귀갓길을 걸으며 노동자의 삶을 돌아보는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해 1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한 달 동안 '2020 우리 모두 전태일 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내달 13일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그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했다.
그 일환으로 비정규직 청년 등 6명의 노동자는 14일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 추모의 달을 선포한다.
축제가 시작되면 5톤 트럭을 개조한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은 서울 곳곳을 누빈다. 차 외부엔 180인치 LED를 설치해 전태일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내부에는 전태일의 어린 시절과 노동자의 삶 등을 담은 사진 등이 걸린다.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의 방문을 원하는 학교와 기관은 이메일(taeil50@taeil.org)로 신청하면 된다.
시는 내달 10일부터 사흘간 시청 태평홀에서 '전태일 이후 50년, 함께 고민하는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포럼을 연다. 사스키아 사센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케이트 레이어영국 경제학자를 비롯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이 참여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문화제가 대한민국 노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