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페이스 ID로는 연말정산 못해"… 국세청 '불친절' 국감장서 혼쭐

입력
2020.10.12 19:00

12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국세청 홈페이지 ‘홈택스’나 애플리케이션(앱) ‘손택스’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세청이 ‘권력기관’ 이미지를 벗고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납세자가 국세청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부터 쉬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국세청 국감에서 “아이폰 사용자는 지문인식 대신 얼굴인식인 ‘페이스 아이디’를 사용해 생체 인증을 하는데, 국세청의 비대면 국세행정서비스는 페이스 아이디로 로그인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2017년 출시된 기종부터 지문인식이 사라졌는데 국세청이 아직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납세자가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다수 사용자가 사용하는 얼굴인증을 빨리 도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이에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보안상 보완할 부분이 있어 그 부분 해결한 뒤 최대한 빨리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국세청 홈페이지의 시각장애인용 음성 안내 기능에 대해 지적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국세청은 홈페이지에서 시간장애인을 위해 메뉴를 음성으로 설명하지만,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엉뚱한 메뉴를 소개하는 등 오류가 많았다.

장 의원은 “시각 장애인이 음성지원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민원 증명’ 버튼을 누르면 ‘새 창 보기’라고 읽어주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국세청장이 시각장애인 당사자였다면 이 문제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됐겠냐”고 지적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홈택스 구축에 2,000억원이 들어갔는데 내가 낸 세금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세금 신고 내용이 적절했는지 홈택스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세청의 과도한 의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많은 직원이 하루종일 서 계시고, 의원이 지나가면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는데 너무 과하다”며 “과한 의전 없이 효율적으로 국감을 진행할 방안을 고민해보자”고 지적했다.

이에 윤후덕 기재위원장도 “복도에 계신 분들이 자기 자리로 가서 업무를 보거나 영상으로 국감을 보도록 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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