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이팝나무의 도시다. 시내 곳곳에 가로수로 심겨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볼만한 건 시내 흥해향교와 임허사 주변 이팝나무 군락이다. 매년 5월이면 흐드러지는 피는 하얀 꽃들이 옛 건물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경관을 만든다. 포항 명물인 이팝나무 군락지가 1975년 지역기념물로 지정된 지 45년 만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21호인 ‘의창읍의 이팝나무 군락’의 이름을 ‘포항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으로 바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겠다고 12일 예고했다.
지정 대상은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옥성리 흥해향교와 임허사 주변에 있는 이팝나무 노거수 26그루다. 수령이 100~15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가슴높이쯤의 평균 둘레가 2.73m, 평균 높이는 12.5m에 이른다. 1991년부터 매년 5월 흥해 이팝청년회 주관으로 이팝꽃 축제를 연다. 이 이팝나무 군락은 향교 건립을 기념해 심은 이팝나무가 자연스레 번식하며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역사ㆍ경관적으로 가치가 클 뿐 아니라 예로부터 선조들이 흰쌀밥 모양인 이팝나무 꽃의 많고 적음으로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쳐 왔다는 점에서 민속ㆍ문화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이팝나무는 전국에 노거수 6건, 군락 1건이다. 전라도ㆍ경상도에 분포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들 중 이번에 지정된 흥해 이팝나무 군락이 생육 상태가 가장 좋고 수형과 규모 면에서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