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이 매일 고독사... '할아버지'가 2배 더 취약

입력
2020.10.10 12:40
보건복지부 '무연고 사망자 현황'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1,145명 무연고 사망

장례를 치러줄 가족도 없이 홀로 죽음을 맞는 노인이 급격히 늘고있다.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3명의 노인이 고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 무연고 사망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무연고 사망자 수는 1,145명이나 됐다. 하루 평균 3.1명의 노인이 홀로 숨진 것이다. 무연고 사망자는 사망자의 가족 등을 찾지 못하거나, 유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한 사망자를 뜻한다. 이들은 가족 등 주변인들과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고,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되기도 하는 ‘고독사’를 한 경우가 많다.

무연고 사망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 65세 이상 무연고 사망자는 206년 735명이었지만 지난해 1,145명으로 늘었다. 4년 새 55.8%나 증가한 것이다. 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 노인 무연고 사망자 중 남성은 744명으로 여성(401명)보다 1.8배 많았다.

혼자 사는 노인도 늘고 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16년 128만명에서 올해 159만명으로 늘었다. 5년 동안 24.6%나 증가한 것이다. 홀몸 노인은 인구 수에 비례해 수도권에 가장 많았다. 경기도가 121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08만명, 경북 60만명, 경남 59만명 순이었다.

지난 3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안’(고독사예방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안 시행은 내년 4월 1일이라 고독사에 대한 공식 통계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김원이 의원은 “고독사 통계가 없어 무연고 사망자 수로 추정하고 있다”며 “전체 고독사의 일부분만 반영한 수치로, 실제 홀몸 노인 고독사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복지부는 장기화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노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노인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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