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략무기 핵심' 리병철·박정천 또 초고속 승진

입력
2020.10.06 10:42
北, 정치국 회의서 두 사람에게 원수 칭호 부여


북한이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과 운영의 주역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과 박정천 군 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10일)을 앞두고 전략무기 개발 의지를 재차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읽힌다.

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7기 19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리 부위원장과 박 총참모장에게 인민군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북한군 장성은 원수, 차수, 대장, 상장, 중장, 소장 등 6단계로 구분되는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총정치국장의 계급이 대장인 것을 고려하면 파격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미사일 개발 주역인 리 부위원장의 승진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으로 승진한 리 부위원장의 계급은 상장(한국군 중장에 해당)이었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원수로 세 계단 상승했다. 리 부위원장은 2014년 12월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발탁된 후 각종 탄도미사일 관련 시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해 실세임을 과시해왔다. 2016년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시험발사 때는 김 위원장과 앉아 맞담배를 피웠고 그해 6월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때는 김 위원장과 부둥켜안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리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아버지여서 승승장구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신종 전술무기 시험을 주도한 박정천 총참모장도 초고속 승진중이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 총참모장은 지난해 9월 야전군 출신이 주로 맡았던 총참모장직에 전격 발탁됐다. 박 총참모장은 올해 4월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고 5월엔 김수길 총정치국장을 제치고 군 차수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인사에서도 박 총참모장은 군 최고계급인 원수로 승진해 명실상부한 군 내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김지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