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올해 처음으로 지난달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며 회복의 기지개를 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5개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67만8,549대를 판매했다. 완성차 5사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4월 48.4% 감소세를 보인 후, 5월(36.3%) 6월(32.6%) 7월(-9.2%) 8월(-10.5%) 감소세를 줄이다가,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실적 개선을 이끈 견인차 역할은 내수시장이 했다. 해외시장에선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내수시장에선 13만8,530대 팔며 전년 동기 대비 23.28% 성장했다. 현대차는 그랜저(1만1,590대) 아반떼(9,136대) 팰리세이드(5,069대) 등의 판매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한 6만7080대를 팔았고,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을 1만130대 판매하며 같은 기간 21.9% 증가했다. 한국GM(17.9%) 쌍용차(13.4%) 등도 전년 동기대비 10%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24.1% 감소한 5,934대 판매에 그쳤다.
4개사 모두 해외시장에선 점진적 회복세를 보였다. 해외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생산ㆍ공급확대를 그간 추진하며 수요급증에 대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GM의 경우 북미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집중 공급하며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만4,447대를 기록했다. 7월부터 석 달 연속 수출 증가세다.
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스포티지, 셀토스 등의 공급을 늘리며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한 20만8,812대를 해외에서 팔았다.
현대차, 쌍용차도 수출 회복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전년 동기에 비해선 46.7% 줄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31.7% 해외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선 11.2% 감소했지만, 전달보다는 11.2% 늘었다.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이후 후속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달에는 수출량이 급감했지만 최근 XM3 유럽 수출을 르노 본사로부터 확정받아 수출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각 사 모두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신차 판매 영업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