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중 안방 뒤집은 '나훈아 콘서트'…중국서 불법유통까지

입력
2020.10.03 15:30
국내에선 다시보기도 안 되는데…3일 밤 재방송 예정
조명희 "콘텐츠 보호, 국민께 서비스할 방안 강구해야"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가창력으로 추석 연휴 중 전국민의 안방을 휘어잡으며 화제가 된 '가황(歌皇)' 나훈아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KBS 콘서트 영상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불법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추석 연휴동안 온 집안을 사로잡으며 국민께 위로와 희망을 드린 나훈아 콘서트가 해외 사이트에 불법 업로드돼 유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에 따르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는 지난달 30일 KBS 2TV에서 방영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2시간 반에 이르는 1~3부 콘서트 영상 전체를 다시 볼 수 있다. 방영 당일 나훈아 콘서트는 공식 시청률만 29%로 집계됐다. 올레TV 등에서는 실시간 순간 시청률이 무려 70%대로 나타나기도 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KBS 측은 이날 밤 10시30분부터 이 콘서트를 재방송할 예정이다. 본래 '스페셜 방송'만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나훈아 측과 협의해 이번 방송분에 본 공연 영상도 추가해 방영하기로 했다. 이외에 국내에서는 다시보기도 지원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 플랫폼에 의한 저작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 방송사 차원에서의 저작권 침해도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침해 사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한국 예능 프로그램 18편에 대해 20차례 표절·도용 등에 대한 권리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무려 19건이 중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조 의원은 "온라인 다시보기 서비스나 TV를 통한 재방송은 없다는 것이 KBS측의 방침이었던만큼, 우리의 콘텐츠를 보호하고 국민께 정상적인 방법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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