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따오기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지켜야죠"

입력
2020.09.30 09:58
창녕우포따오기복원센터, 연휴 반납 7명 '철통 경비'
400여 마리로 늘어난 따오기 관리에 특별근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추석 연휴에도 아랑곳 없이 7명의 직원들이 어렵사리 복원에 성공한 가족같은 따오기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따오기복원센터는 2008년 10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따오기 1쌍을 기증 받아 우포늪 인근에 둥지를 틀었으며 2013년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수컷 2마리를 추가로 기증 받아 본격 증식에 나섰다.

복원센터는 1979년 1월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관찰된 후 사라진 천연기념물 제198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따오기 복원이라는 특급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40년 만의 복원 성공을 기념해 따오기 40마리를 방사해 자연으로 돌려 보낸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40마리를 추가로 방사했다.

전체 3만㎡터에 번식장과 방사장 등을 갖춘 복원센터는 직원 12명이 연중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400여 마리로 늘어난 따오기를 관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하면서 복원센터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 사전예약제로 운영했던 일반인 탐방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예찰활동을 강화 하는 등 '따오기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원센터 김성진(41)박사는 동료 직원 6명과 함께 추석 연휴 특별근무를 하며 따오기와 함께 하고 있다.

가족들과 명절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이번 추석이 처음이 아니어서 이곳 직원들은 불평없이 무덤덤하게 받아 들인다.

김 박사는"2017년에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예방을 위해 두 달 넘도록 센터에서 합숙을 하며 비상근무를 했다"고 말했다.

이곳 직원들은 오전 9시 따오기의 보금자리인 케이지를 돌며 건강 상태를 일일이 체크한뒤 먹이를 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먹이는 오전과 오후(2시)로 나눠 준다. 오전에는 소고기를 주원료로 만든 인공사료와 일본에서 수입한 따오기 전용사료를, 오후에는 살아 있는 미꾸라지를 공급한다.

7개동 35개 케이지에 분산돼 있는 따오기의 먹이주기가 끝나면 청소와 소독 등을 반복하고 야간에는 숙직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상징후 등을 살피며 직접 순찰에 나서기도 한다.

이곳에는 올해 33마리의 따오기가 새로 부화해 총 개체수가 400마리로 늘었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등 전염병 예방을 위해 인근 장마면에 분산케이지를 마련, 220여 마리를 옮겨 관리하고 있다.

직원들도 외부에서 바이러스를 묻혀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식사와 세탁 등을 복원센터에서 자체 해결하는 등 철통방역을 이어가고 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 김성진(41)박사는"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네 차례 진행된 탐방프로그램에 전국에서 탐방객들이 몰릴만큼 국민들의 따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코로나19가 종식돼 국민들이 반가운 따오기를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따오기를 잘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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