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감염, 잡히지 않는 '경로 불명'... 추석 방역 '복병'

입력
2020.09.29 12:40
도봉구 소재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환자 2명 확진
 29일 신규 환자 2명 중 1명 감염 경로 불명
개천절 집회 전면 불허


서울 도봉구 소재 D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왔다. 일일 신규 환자는 10명 대로 줄었지만, 감염 경로 불명의 환자는 절반인 50%를 차지했다. 추석 연휴를 불과 하루 앞두고 감염병 취약 시설인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감염 경로 불명 확진 사례가 잇따라 확산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역학조사에서 열 나는 환자 다수" 정신과 전문병원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D병원에선 지난 28일 환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잠정 폐쇄됐다.

이 병원은 200병상 규모의 정신과 전문병원이다. 감염병 관리를 스스로 철저히 하기 어려울 수 있는 여러 환자가 오랫동안 병원에서 함께 입원 생활을 해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가 적지 않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역학조사에 열이 나고 있는 분(환자)이 다수였다"며 "병원에 장기적으로 입원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 집단 감염 가능성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병원 환자 166명과 병원 종사가 20명 등 186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중이다.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일일 신규 환자는 감소추세지만... 28일 감염경로불명 환자 비율 50%

이날 0시 기준 서울 신규 환자는 전날 대비 11명이 증가했다. 27일 일일 신규 환자 19명보다 8명이 줄었다. 서울의 일일 신규 환자는 감소 추세다. 지난 주(9월20~26일) 시 코로나19 확진자는 240명으로, 하루에 약 34명이 발생했다. 2주 전(9월13~19일) 일일 확진자 평균 약 43명과 비교하면 20% 줄었다.

확진 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문제는 감염 경향이다.

이날 시는 신규 환자 11명 중 6명(54%)을 '확진자 조사 중'으로 발표했다.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가 2명 중 1명꼴이란 얘기다. 확산세를 막으려면 하루빨리 감염원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방역망에 잡히지 않는 확진자 비율이 높아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한 지역 확산 우려에 방역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시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10월3일 개천절 도심 집회를 전면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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