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가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야만적 행태에 커다란 분노를 느낀다"고 맹비난했다. 21일 실종된 공무원의 피격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23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이 피살 당한 중대한 사건을 어떻게 정부가 깜깜이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하다"며 "그간 홍보한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은 허구였나 묻고 싶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참으로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야당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피격 사망 사실 공개를 늦췄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23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하기로 돼있던 만큼, 발언 취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사건 공개를 늦췄다는 주장이다.
성일종 의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종전 선언의 정치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국민을 속인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회 간사인 군 장성 출신 한기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언론보도에 따르면 실종 이후 (선박과 항공기) 20여척이 동원돼 수색했다는데 국민에 철저히 비공개로 한건, (문 대통령) 유엔 연설로 은폐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청와대의 인지 시점과 조치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벼르는 분위기다. 이날 본회의 직전 화상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피격되고 불로 소각된 상황을 파악하고도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하자고 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일 뿐 아니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 선후 (관계), 보고된 내용 등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