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53)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몰래 변론(수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호인을 맡는 것)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동욱)는 23일 우 전 수석이 경향신문과 소속 기자 등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날 판결로 경향신문 측은 우 전 수석에게 500만원을 배상하고, 72시간 안에 정정보도문을 내야 한다.
앞서 2016년 경향신문은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시절이던 2013년과 2014년 정식 수임계를 내지 않은 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변론하고, 정 대표의 로비 의혹에 연루된 브로커와도 여러 차례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보도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기사 정정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향신문이 기사에서 우 전 수석이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정 대표를 몰래 변론했다고 한 것은 추측보도로,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증명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우 전 수석이 개업했을 때 같은 변호사 빌딩에 있었다거나, 대검에 같이 근무한 적 있다는 등의 고위관계자 발언을 인용했으나 누구인지 나오지 않아 (보도 내용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서 "이런 식으로 보도하면 어떤 기사든 쓸 수 있기 때문에 허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서는 우 전 수석이 청구한 1억원보다 적은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