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부터 우주 경쟁을 벌여 온 미국과 러시아가 앞다퉈 실제 우주공간에서 영화를 찍겠다고 나섰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영화를 촬영한다고 알리자 러시아도 곧바로 첫 우주 장편영화 촬영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국영방송 채널원, 영화제작사 '옐로우, 블랙 앤 화이트'와 함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장편 예술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주에서 촬영되는 세계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행사의 직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러시아의 우주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되는 이 영화에는 '도전'이라는 가제가 붙었다. 클림 시펜코 감독이 연출하며 내년 가을로 예정된 러시아 '소유즈 MS' 모델의 ISS로의 여정도 영화에 담길 예정이다. 공사는 기술적 가능성과 출연진 선정 등 세부적인 내용은 공동 제작사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톰 크루즈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해 촬영할 새 영화를 위해 내년 10월 우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 촬영된다는 소식은 지난 5월 짐 브라이든스타인 나사 국장이 트위터로 먼저 알렸다.
수년간 우주정거장의 상업적 활용을 고심해온 나사는 이에 앞서 이달 말 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의 신제품 광고를 ISS에서 촬영한다. 미 CNN방송은 "이 광고가 우주공간에서 촬영되는 최초의 광고는 아니지만 ISS의 미국 지분이 활용된 첫 광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스티 로더는 이 광고를 위해 나사에 시간당 1만7,500달러(약 2,000만원)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