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 추진에 "무책임한 보수진영"

입력
2020.09.22 20:11
누리꾼들 "코로나19 3차 유행 되는 것 아니냐" 우려

국민의힘 일부 강경파와 보수단체가 다음달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천절 집회'를 추진하려고 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들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이번 광화문 집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좋겠다"며 "정권이 방역 실패 책임을 광화문 애국 세력에게 뒤집어 씌우는 마당에 또다시 종전 방식을 고집하여 먹잇감이 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천절 집회 개최 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 대해선 "이것도 금지하면 코미디"라며 "내 차 안에 나 혼자 있는데 코로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 지적했다.

민경욱 전 의원도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동조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경찰이 차량 시위에 대해 '10대 이상' 모이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하자 "아예 주차장에도 9대 이상 주차하지 못하게 금지하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을 촉발시킨 지난달 15일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다. 당시 집회 참석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주호영 "방역 방해 안 되면 그 사람들 권리" 발언에 쏟아진 성토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제2의 사랑제일교회 사태를 만들 일이 있느냐"며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당 수는 자칫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보수가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한 발언을 할 수 있느냐"(d****), "(일일 신규 확진자가) 겨우 두 자릿수로 떨어졌는데 또 400명 나올 일 있느냐(g*****), "차에만 있을 자신이 있느냐. 어떻게든 무대를 만들어 마이크 잡고 침 튀기고 선동할 것 아니냐"(a******)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추석 연휴를 고려할 경우 수도권 교통이 마비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교통 체증은 생각 안 하느냐"(p******), "그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 어떡하느냐"(m*****)고 걱정했다.

일부 누리꾼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에 "한때 수권정당이었던 점을 잊은 것이냐. 국가에 대한 책임은 어디 갔나"(t****), "어떻게든 저들을 감싸려고 하나. 국민의힘은 극우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n****), "집회의 자유를 말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보수집회로 망가진 국민 건강과 국가경제는 생각하지 않나"(i******)라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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