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첫 대마 카페 개업... "하루의 고단함 극복에 도움"

입력
2020.09.20 20:51
기호용 대마초 아닌 의료용 대마초 사용
환각 작용 없이 신경질환 등에 효과


홍콩에서 첫 대마초 카페가 문을 열었다. 기호용 대마초는 홍콩법상으로는 불법이지만 이번에 문을 연 카페는 환각 작용이 없는 의료용 대마초를 사용해 합법적 운영을 하고 있다.

이달 초 홍콩섬 서부 셩완지역에서 개업한 카페 ‘파운드’. 이곳에서는 대마 성분 중 하나인 칸나비디올(CBD)이 들어 간 과자와 커피, 맥주, 주스 등을 판매한다. 하지만 대마 성분이 들어갔다고 해서 환각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대마초는 크게 의료용 대마초와 기호용 대마초로 나뉘는데 마약으로 규정된 대마초는 기호용 대마초다. 기호용 대마초는 주성분이 향정신성 화학작용, 즉 환각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고 파운드에서 판매하는 음식품에는 환각 작용이 없는 의료용 대마초가 들어간다. 칸나비디올은 뇌전증ㆍ치매ㆍ신경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물질로 알려졌다. 홍콩에서는 대마초나 대마초가 함유된 제품의 수입은 불법이지만, CBD는 예외다.

이 카페에서 CBD가 포함된 커피 한 잔은 80홍콩달러(약 1만2,000원), 맥주 한 캔은 70홍콩달러(약 1만500원)라고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고객들도 카페 개장을 반기고 있다. 홍콩에서 금융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킬리언 허시는 AP통신에 “(CBD가 들어간) 커피가 맛이 좋고 내게 좋은 영향을 준다”며 “하루의 고단함을 극복하는데 정신적ㆍ육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카페 운영자는 "홍콩은 아시아에서 가장 전망 있는 칸나비디올 시장"이라며 "인근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와 달리 홍콩에서 칸나비디올 관련 법은 매우 혁신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BD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고 CBD와 기호용 대마초의 경계가 분명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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