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 줄이려면 코로 숨쉬기부터

입력
2020.09.21 18:20
18면
재채기ㆍ맑은 콧물ㆍ코막힘, 두 달 이상 지속


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을 달고 사는 이들에게 환절기는 여간 곤혹스러운 시기가 아니다. 시도 때도 없는 재채기ㆍ코막힘에 줄줄 흐르는 콧물까지, 불편을 넘어 고통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에 있는 점막이 꽃가루ㆍ집먼지진드기ㆍ동물 털 등 특정 물질에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연속적인 재채기ㆍ맑은 콧물ㆍ코막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가운데 2가지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재채기와 콧물은 보통 아침에 일어날 때 심했다가 오후에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다른 비염에서도 나타나므로 증상만으로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외에 코 주위 가려움증, 냄새를 못 맡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동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으로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며 “집먼지진드기나 곤충 사체와 분비물,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등에 의해 생기고 담배 연기, 실내 오염물질, 기후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부터 다르다. 감기는 알레르기 비염과 달리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를 흔히 급성 감염성 비염으로 부르는 이유다.

콧물과 기침 등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감기는 몸살이나 열을 동반하고 재채기도 횟수가 적고 하루 종일 지속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1~2개월 이상 지속되지만 감기는 1주 이내에 증상이 대부분 호전된다. 콧물도 맑은 콧물보다 끈끈한 분비물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비염 발생 빈도는 성인 10~30%, 어린이 40%로 높은 편이다. 국내 유병률은 1997년 발표된 논문에서는 1.14%에 불과했지만 2014년 발표된 전국 단위 연구에서는 16.2%로 크게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 의심 환자가 병원에 가면 문진으로 증상을 확인하고 병력을 청취해 유전력이나 주거환경, 치료병력 등을 확인한다. 이후 이비인후과적인 검사로 비경(鼻鏡) 검사와 코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알레르기 항원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피부 반응 검사 등을 진행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환경ㆍ약물ㆍ면역ㆍ수술요법이 쓰인다. 환경요법은 원인이 되는 항원을 찾은 후 그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치료다. 약물요법은 약물로 증상을 줄이는 것이다. 면역요법은 유일하게 완치할 수 있는데,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농도를 조금씩 높이면서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다만 3~5년 정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점막이 너무 비대해져 호흡이 곤란하면 수술요법을 병행한다.

임신부는 약물치료에 신중해야 한다. 임신부 대부분은 비염을 앓는데 임신으로 인해 늘어나는 체액량(대부분 혈액) 때문이다. 출산 후 2주 이내 대부분 호전된다. 김 교수는 “임신 전에도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다면 되도록 약물을 쓰지 않고 비강 세척을 하는 것이 좋다”며 “심하면 산부인과 의료진과 협조해 가급적 안전한 항히스타민제나 국소 스프레이 제제를 쓰면 된다”고 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려면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이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해 보는 게 좋다. 또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도 비염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나 스카프를 착용하고, 실내에서는 적절한 습도ㆍ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환절기 실내 적정 온도는 22~23도, 적정 습도는 50~60% 정도다.

개인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체내와 체외 수분 함량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을 자주 보충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 가족력이 있는 영ㆍ유아에게는 최소한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고, 알레르기 항원이 감작(sensitization)되지 않도록 집 안에서 애완동물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코로 숨을 쉬는 것이다. 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코로 호흡하면 코 점막 및 코털이 세균을 막아주고 먼지를 걸러주는 한편,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건조한 공기는 적당하게 습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어 목이나 폐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호해 줌으로써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