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문항의 70%가 한국교육방송(EBS) 수능 교재 혹은 강의에 연계됐고, 예년의 출제기조가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80일이 채 남지 않은 수능 시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1교시 국어영역의 경우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게 중론이다. 비문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반적으로 EBS 연계가 확실하고 전년 수능보다 다소 쉬운 수준”이라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한다는 평가원 방침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교시 수학영역의 경우 자연계열의 가형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보다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최고난도 문항은 비교적 평이했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이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수학1에서도 기하가 빠져 범위가 줄어든 대신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면서 “전체적으로 단원간 밸런스를 맞추는 데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문ㆍ사회계열의 수학 나형의 경우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난도 문항이 6월과 유사했다”며 “다만 6월 모평보다 계산이 더 필요한 문제가 있어 중위권 학생들은 다소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수학은 지난 2020학년도 수능성적 분포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가형이 쉽고, 나형이 어려웠는데, 9월 모의평가에선 각각의 난이도를 조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3교시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비슷하고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고 새로운 유형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밑줄 추론문제(21번), 빈칸추론 문제(34번), 순서문제(37번) 등은 2~3등급 수준의 중상위권 학생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연철 소장은 “어휘, 빈칸, 순서 등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문항들에 골고루 EBS 내용이 연계돼 학생들의 부담을 많이 줄여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9월 모의평가가 대체적으로 ‘평이한 수준’을 보이면서 “예년 출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해온 교육부 방침이 확인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영덕 소장은 “평이한 출제 경향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했다기 보다 교육당국이 꾸준히 ‘작년(난이도)처럼 내겠다’고 얘기한 데 따른 것”이라며 “수험생들에겐 ‘실제 수능도 이정도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되니 남은 80일 동안 이에 맞춰 공부하라’는 메시지가 됐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