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 할머니 영상 올린 윤미향 "전화도 안되고 가슴 아프다"

입력
2020.09.15 09:00
비판 여론 의식한 듯 "할머니 삶 기억하고 싶어"


회계 부정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답답한 심경을 호소했다.

이날 밤 윤 의원은 SNS에 '길원옥 할머니 말씀', '수요시위 참석자들에게 응원', '길원옥 할머니 당부' 등 길원옥(92) 할머니가 등장하는 영상 수건을 게재했다.

윤 의원은 "90세에 가수가 된 우리 멋진 (길) 할머니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 건지"라며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도 지혜롭고 따뜻하고 재일조선학교 아이들과 전시성폭력피해자들, 평양 고향의 아이들, 수요시위에 오는 아이들을 생각했던 인권운동가, 평가운동가였다"고 돌아봤다.

한 누리꾼이 "요즘 할머니 잘 계시냐"고 묻자 윤 의원은 "잘 모르겠다. 전화 통화도 안 되고 있다"며 "오늘 기소에 중증치매 할머니를 속여 기부하게 했다고 저에게 준사기죄를 적용한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왜 갑자기 길 할머니의 2017~2020년 영상을 공유하냐면, 할머니의 평화인권운동가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삶이 검찰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을 겪으며 제 벗들과 함께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후 윤 의원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일부 관련글을 삭제했다.

이날 서울서부지검은 윤 의원을 보조금관리법 위반·지방재정법 위반·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준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2017년 11월 윤 의원이 길 할머니의 치매 상태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기억연대에 기부하게 했고, 올 1월까지 7차례에 걸쳐 길 할머니가 2,920만원을 추가로 정의연에 기부·증여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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