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ㆍ비슷한 증상의 감염병 동시 유행)' 우려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여권에서는 백신의 수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야권과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은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증상이 같은 독감 백신 4가 전 국민 무료 투약이 시급하다'와 '전 국민 독감 예방접종 무료 실시 혜택'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나란히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머지않아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다가온다"라며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독감으로 여겨 투약 후 일상 생활을 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와 독감이라는 감염병이 동시 유행할 경우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전 국민에게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를 향해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을 철회하고, 독감 백신을 접종해달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이 청원인은 통신비 지원이 거대 통신사들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방역과 경제는 한몸이지만 굳이 우선 순위를 따진다면 방역이 우선이 아닐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관련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활용해 전 국민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같은 당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전 도민 예방접종을 결정했고, 부산 남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주민들에게 독감 무료접종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올해 예정된 독감백신 생산물량은 약 3,000만 명분으로 어린이, 청소년, 노인과 임산부 등 무료접종 물량은 약 1,900만 명분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올해 확보된 물량은 한 3,000만명 분으로 이게 금방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국제 방역 가이드라인에 어린이,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우선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는 권고가 있다"라고도 했다. 국내 백신의 양이 전 국민이 다 맞을 수 있는 양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 먼저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