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ㆍ15 총선 당시 윤상현(57ㆍ무소속) 의원이 출마한 지역구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74)씨의 구속 여부를 가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3일 오후 진행된다. 유씨는 지난 9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이날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이날 오후 7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 15분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길거리에서 유씨를 붙잡아 강제 구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한 구인 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인천 동구미추홀을 선거구에 출마한 윤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안상수(73) 통합당 후보를 허위 사실로 고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앞서 "안 후보가 인천시장이던 2009년 함바 수주를 돕겠다"며 자신에게서 수십억원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인천지검에 냈다.
유씨는 윤 의원의 또 다른 경쟁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박우섭(65) 후보를 겨냥한 진정서를 쓰기도 했다. 인천 남구(현 미추홀구) 청장을 지낸 박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남영희 후보에게 패했다.
앞서 경찰은 유씨와 유씨의 아들(52), 윤 의원의 4급 보좌관 조모(53)씨 등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유씨의 아들과 조씨 등 2명은 지난 10일 구속됐다. 김병국 인천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9일 영장실질심사 후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유씨는 심문 기일 불출석을 이유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윤 의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려고 했으나 검찰은 불입건 지휘를 두 차례 내렸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남 후보를 171표(0.15%p)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윤 의원은 유씨와 불법 선거 개입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수차례 구속되면서 이른바 '함바왕'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고 지난 5월 1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직후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가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