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설 나돌던 대구, 'K방역 선도도시'로 탈바꿈..."대구시민이 최강 백신"

입력
2020.09.09 14:20
대구시 9일 국내 지자체 대표로 한중 세미나에서 방역경험 공유
세계 첫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운영
마스크와 공동체 연대 배려의 힘이 원동력

올 초 신천지교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봉쇄설까지 나돌던 대구가 K방역 선도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2월18일 31번째 확진자 발생 후 하루 신규 확진자가 741명까지 치솟았던 대구는 9일 국내 지자체 대표로 중국 측과 신종 코로나 방역경험을 공유할 만큼 벤치마킹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0시 현재 대구지역 신규 확진자는 2명이고, 하루 전인 8일에는 지역감염 0명이었다. 7월 4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43일간 지역감염이 없었고, 수도권발 확산 여파도 최근 가라앉고 있다.

대구는 이날 행정안전부와 중국 민정부가 주최한 '2020년 한중 지방행정 웹세미나'에서 국내 지자체 대표로 참석해 '대구시 코로나19 주요 방역정책 및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영상 세미나에서 대구시는 방역 노하우는 물론 2, 3차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연대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가 감염병 기피도시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 선도도시로 변신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방역의 역사를 현장에 맞게 고쳐쓰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지난 2월23일 세계 처음으로 칠곡경북대병원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 검사대상자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접수와 진료, 검체 채취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이 방식은 외신기자들이 직접 체험 보도를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일반 검사에 30분이 걸렸으나 이 방식으로는 5분이면 충분했다.

생활치료센터도 대구에서 첫 탄생했다. 수도권 확산 후 제기된 병상부족 문제는 초창기 대구에서도 골머리를 썩히던 난제였다. 대구시는 확진자를 음압병동에만 입원하도록 한 신종 코로나 대응지침 변경을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경증 확진자들이 중앙교육연수원 등 생활치료센터 15곳에 분산 수용되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대구는 올 상반기 도시 전체가 신종 코로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의료계가 비상체제로 가동됐다. 대구시의사회 자원봉사자 160명과 공중보건의 15명, 대한가정의학회 대구경북지회 회원 20명, 환자분류반 등이 확진자 건강상담과 중증도 분류, 응급입원 지원, 완치자 건강상담을 도맡았다. 의사 1명이 환자 10~20명을 맡아 매일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한 것은 물론이다.

고위험군인 투석환자는 경북대병원, 임산부는 대구파티마병원과 대구동산병원, 정신질환자와 어린이는 대구의료원에서 별도로 전담했고 중증환자는 모든 대학병원이 치료팀을 운영했다.



대구시는 또 80개의 이동검체 채취반을 가동해 찾아가는 방역망을 가동했다. 하루 최대 6,580건의 검체를 채취하기도 했다. 대구시민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접촉을 최소화하며 외부 출입을 삼갔다. 대구의 캐치프레이즈가 '시민이 최강 백신'인 이유다.

대구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는 시민을 지키는 방역의 보루라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민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방역에 동참하면서 대구발 감염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연대와 배려의 힘이 방역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대구=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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