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앞에 앉아있는 여가 활동, 행복하세요?

입력
2020.09.08 20:00
19면

편집자주

은퇴하는 순간 걱정거리는 늘어납니다. 수입은 없어지고, 시간은 많아지죠. 건강도 직접 챙겨야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막막해합니다. 인생 2막을 준비할 여유도, 알려주는 곳도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본보는 노후준비 서비스 전문기관인 국민연금과 함께 하는 '행복한 노년'을 연재합니다. 은퇴 후 행복한 생활에 필수적인 여가, 재무, 건강 분야와 관련, 지식과 강의 경험이 풍부한 국민연금 은퇴 전문가들이 격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노후는 얼마나 든든하게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노후준비 전문강사인 필자가 강의를 시작하면서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수강생들은 이미 노후준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강사님, 아는 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그래서 노후준비 4대 영역인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중 많이 들어 잘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여가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여러분은 노후의 여가 계획을 얼마나 세워 두셨나요?” 2018년 국민 여가활동 조사를 보면 71.8%가 주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을 꼽았다. 하지만 그 활동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19.2%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즐겁지는 않다는 얘기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TV 앞에 앉아있을 뿐이다.

여가는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고, 주변에서 추천하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면서 그중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게 가장 맞는 여가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노래를 좋아한다. 윤종찬 감독의 2012년 작품 ‘파파로티’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성악가가 돼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감동해 필자도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고, 우연히 지역문화센터에서 가곡 교실을 운영한다는 광고를 보고 몇 번 참석하게 됐다. 그러던 중 선생님의 제안으로 합창단에 참여하게 됐고 그 후로 약 4년 동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계속된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제대로 된 발성을 하게 되었고 ‘성악을 전공했느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필자에게 “은퇴하면 어떤 여가를 즐길 겁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전 실버오페라 가수가 꿈입니다, 음악 대학원 진학을 생각 중인데 은퇴 후가 아니라 은퇴 전에 미리 준비할 겁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은퇴 후 여가 시간에는 연습량을 더욱 늘릴 것이다.

미국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는 대통령보다 해비타트 운동으로 더 유명하다. 활동사진을 보면 카터 전 대통령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여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네”라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여가 준비의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그것을 지속해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필자는 내 노래를 듣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더 실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금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하는 여가가 미래에 행복한 노후생활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홍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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