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서울 한남동에서 차도를 위험하게 건너 다니며 길거리에서 생활하던 개가 발견됐습니다. 길에서 생활을 이어가던 중 개는 근처 폐휴지 분리작업장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살던 개들에게 물리면서 상처를 입게 됐는데요. 구조자는 상처 입은 개를 두고 볼 수 없어 구청에 신고를 했고, 동물 보호소(협력 병원)로 옮겼습니다.
다행히 개는 그곳에서 물린 상처는 치료를 받게 됐는데요. 계속 개를 돌볼 수 없었던 협력 병원은 용산구 내 유기동물 입양 봉사를 하고 있는 ‘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이하 유행사)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유행사의 가족이 됐습니다. 구조된 개는 '지나'(7세 추정∙암컷)라는 이름도 얻었지요.
지나는 발견 당시부터 백내장 초기 증세를 보였고, 상처 이외에 무릎 정중앙에 위치해야 할 슬개골이라는 무릎뼈가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개골 탈구’현상이 발견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백내장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시력에는 문제가 없고, 슬개골은 수술도 잘 마쳤다고 합니다.
지나는 현재 임시보호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지나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사람을 잘 따르는데 특히 아이하고도 잘 지낸다고 해요. 사람뿐 아니라 개 친구, 고양이들하고도 재미있게 놀 정도로 사회성이 최고라고 합니다. 지나가 버려졌는지, 집을 잃어버린 건지는 확실히는 모릅니다. 다만 사람을 잘 따른다는 건 한 때는 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지내던 반려견이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나는 검정색 털을 지녔고 보통 코커스패니얼 종보다 덩치가 작습니다. 사실 코커스패니얼은 뛰어난 활동성 때문에 비글, 슈나우저와 ‘3대 악마견’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종의 특성상 귓병에도 취약하고 털빠짐도 많기 때문에 예쁜 미모만 보고 입양했다가 파양도 잘 되는 견종이라고 합니다. 지나는 이제 사람으로 치면 중년을 넘어선 일곱 살이라 강아지들만큼 활발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견종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는 게 봉사자들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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