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야 말로 저의 소명이죠.”
국기원 세계태권도연수원(WTA)이 최근 펴낸 ‘태권도 호신술’ 교재 집필을 진두지휘한 김문옥(60) 책임연구원은 3일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가 호신술 강사 12명과 함께 3년에 걸쳐 교재 집필에 힘 써온 것도 태권도 부흥이라는 대의를 위해서였다.
새 교재는 차별화된 구성이 눈길을 끈다. 1966년에 만든 기존 교재가 상황별 호신기술 위주였다면 새 교재는 수련자가 태권 기술을 통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기술을 쉽게 습득할 수 있게 수록됐다. 500여 개의 태권 기술을 실전 호신무술로 체계화한 점도 의미가 크다. 호신술 지도방법과 함께 QR코드를 활용해 호신 기술 동작들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완성도도 높였다. 1950년대 태권도 교본 등 고문서를 수집해 검토하고, 수백회에 걸친 세미나 등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다. 윤웅석 WTA 연수원장 등 임직원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김 연구원은 “태권 호신술은 전통의 기술임에도 80년대 타 무술로 치부되면서 사장됐다”며 “이번 교재가 태권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리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쇠락의 길을 걷는 태권도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태권도는 각국의 무술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대 들어 기술이 단조롭다는 이유로 성인 수련자의 외면을 받으며 위기에 처해졌다”고 진단한 김 연구원은 “태권 호신술이 유소년에 집중된 수련층을 성인까지 확대해 활성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0년 경력의 주한미군 태권도 사범으로 평생 태권도인으로 살았다. 그가 이끄는 주한미군태권도지원단은 동두천 미2사단 등 전국 18개의 미군부대 2만 여명의 미군에게 태권도를 전수하고 있다. 공인 9단인 그를 미군들은 최고 경지의 명인을 일컫는 ‘그랜드 마스터’로 지칭한다.
김 연구원은 “태권도가 다양한 실전 기술로 세계무술 시장을 주도하는 무예로 우뚝 설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