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반중' 바람 타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 잡는다

입력
2020.09.03 15:47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최근 중국과 분쟁으로 형성된 '반중바람'에 편승하기 위해서다. 실제 최근 인도시장에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진과 맞물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사에선 파격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신제품으로 현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각)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갤럭시M51’ 출시 임박을 알리는 공식 티저 영상을 게시했다. 티저 영상에서는 배터리와 쿼드 카메라,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대화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등 주요 특징들이 퀴즈 형식으로 등장한다. 삼성전자 측은 “역대 최고 괴물’(Meanest Monster Ever)이라는 문구로 제품을 소개했다.

인도 맞춤형 라인업인 갤럭시M 시리즈는 그 동안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저가 제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갤럭시M51은 중급형에 가까운 사양을 갖췄다. 주요 사양은 △6.65인치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730 프로세서 △8기가바이트(GB) 램 △128GB 스토리지 △7000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 등이다. 6,400만화소 메인카메라를 포함해 쿼드(4개) 카메라도 장착된다.

지난 5월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A71’(국내 출시명 ‘갤럭시 A 퀀텀’)과 비슷한 사양이지만, 가격대는 6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크게 낮췄다. 해당 제품은 10일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Q92’를 빠르면 이달 말 인도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Q92는 LG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중저가형 5세대(5G)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인도 출시를 앞두고 현지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출고가는 국내와 동일한 40만원 후반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처럼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배경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지난 6월 국경지역에서 인도와 중국간 분쟁 이후 ‘반중’ 정서가 확산되면서 현지 시장을 휩쓸었던 중국 스마트폰이 고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4%의 점유율로 중국 샤오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5~6월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전 대비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한을 마련해야 한다”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 확보를 위해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고 다양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맞춤형 고객 확보 전략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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