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 제주 강타…강풍에 물폭탄

입력
2020.09.02 19:20
1만여 가구 정전되고 복구 늦어져
폭우에 하천 범람 위기 주민대피령
도 전역서 시설물ㆍ침수 피해 이어져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 동쪽 해상을 거의 근접하면서 제주 전역에 강한 바람과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태풍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1만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강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많은 비 등으로 인해 해안 인근에 위치한 일부 하천이 범람 위기를 맞고 있다.






2일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까지 제주시 연동, 애월읍, 이도동, 용담동과 서귀포시 호근동, 성산읍, 법환동, 표선면, 호근동 등 도내 1만144가구가 정전됐다. 이 중 7,000여가구에 대한 전력 복구작업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정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고압선 등이 끊어지면서 발생했다.

정전 외에도 도내 곳곳에서 가로수와 신호등이 꺾여 부러지거나 간판과 펜스 등이 강풍에 날아가 안전조치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시설물 피해 신고 건수는 182건에 이르고 있으며,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마이삭은 제주에 400㎜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 부었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54분쯤 태풍이 퍼부은 집중호우로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할 우려가 높아, 인근 주민들에게 월대마을회관으로 대피해달라고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기준 월대천 여유 수위는 2m가량 남아있다.

제주시 동문시장 남수가 일대 산지천도 수위가 시시가각 올라오면서 여유 수위를 1∼2m가량 남겨두는 등 범람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도내 주요 도로가 폭우로 잠기면서, 곳곳에서 차량이 고립되는 사고도 잇따르는 등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 지역별 상세 자동 관측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 현재 한라산 윗세오름에 537㎜의 폭우가 쏟아졌다. 제주시 새별오름 263.5㎜, 제주시 한림읍 금악 243.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풍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주요 지점별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제주시 고산 47m, 제주시 새별오름 38.1m, 서귀포시 지귀도 35.8m 등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0∼12시에 태풍 통과 시기와 만조 시각이 겹쳐 해안에 해일, 월파, 저지대 침수 등도 예상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후 만조 예상 시각은 제주시 오후 11시22분, 서귀포 오후 10시26분, 성산포 오후 10시22분, 대정읍 오후 11시8분 등이다.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서귀포 남동쪽 약 130㎞ 해상에서 시속 32㎞로 북북동진 중이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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