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청남대 동상 철거 장기표류

입력
2020.09.02 16:01
도의회 동상철거 조례안 상임위 상정 재차 보류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3~16일 여는 제385회 임시회에서 심사하려던 ‘충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상정을 보류했다고 2일 밝혔다.

행문위는 “여론 수렴을 위한 공개 토론회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상정 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도의회가 이 조례안 상정을 보류한 것은 두 번째다.

조례안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했다.

애초 도의회 행문위는 7월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을 심사하려 했다.

조례가 제정되는대로 충북도는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철거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이 들고 일어나자 도의회는 "여론 수렴이 더 필요하다"며 조례안 상정을 보류했다.

당시 행문위는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열어 그 결과를 토대로 심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토론회 개최가 무산되자 이번에 또다시 조례안 상정을 보류한 것이다.



현재로선 10월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 심사가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토론회 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다.

행문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토론회를 열기 어려우니 조례안 상정도 무기한 미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두 전 대통령의 기념물 일체를 철거할 것을 요구해왔다.

두 전직 대통령 동상이 있는 청남대는 5공화국 때인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설됐다.

이후 대통령의 여름 휴가 장소로 이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됐고, 충북도로 관리권이 넘어왔다.

충북도는 역대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 테마길을 조성하는 등 청남대 관광명소화 사업을 벌여왔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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