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ㆍ폭우 몰고온 '마이삭'... 제주 앞바다에 12m 파도

입력
2020.09.02 15:05
3일까지 전국 영향... 중안본 태풍 위기경보 '심각' 
서귀포 접근 중... 3일 새벽 부산 인근 상륙할 듯
대조기와 겹쳐 폭풍해일 가능성도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고 있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12m의 집채만한 파도가 솟구치는 등 2일 오후를 기점으로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마이삭의 체감 위력이 '바비'보다 훨씬 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이날 오전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마이삭이 지나가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비슷한 경로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오후 1시 기준) 태풍 마이삭은 서귀포 남쪽 약 240㎞ 해상에서 시속 23㎞로 북진 중이다. 마이삭은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10분 평균) 초속 45m로 '매우 강'한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며 접근하고 있다.

오후 들어 태풍이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으면서, 일부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내린 일 누적 강수량은 △경기 연천 82.0㎜ △강원 강릉 44.0㎜ △경상 합천 62.5㎜ △제주 새별오름 94.5㎜ 등이다. 태풍과 근접한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현재 최대순간풍속 약 25m 내외의 돌풍이 불고 있다.

3일까지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가까운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경남, 제주도를 중심으로 100~3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겠다. 제주도 산지 등 많은 곳에는 최대 400㎜ 이상의 폭우가 예상된다.

특히 태풍의 영향으로 전 해상에 최대 12m의 매우 높은 물결이 일겠다. 제주도 바다에는 이날까지, 남해와 동해에는 3일까지, 8~12m 높이의 파도가 예상된다. 또 태풍이 통과할 때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과 바닷물 수위가 높은 '대조기'가 맞물리면서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기상청은 "2, 3일 해안 지역에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 도로로 범람할 수 있다"며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중안본은 마이삭이 가까워지자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관심-주의-경계-심각' 중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 제주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끊겼고 부산ㆍ강원교육청은 3일 전 학교 원격수업을 권고한 상태다.

올해 태풍은 마이삭이 끝이 아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발생, 현재 괌 북북서쪽 약 680㎞ 부근 해상에서 올라오고 있다. 발생 초기 단계라 예상 경로의 변동성이 높지만 6, 7일 일본에서 부산 방향으로 이동하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선은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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