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중국 출판에 제동이 걸렸다. 피케티 교수가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서술한 부분에 대한 중국 출판사의 삭제 요구를 거부했다는 게 이유다.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피케티 교수는 이 신문에 이메일을 통해 "중국 출판사의 요구를 거부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중국에서 출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케티 교수는 이어 "'자본과 이데올로기'의 중국 출판사인 중신출판사가 책 내용 중 중국의 불평등과 관련한 부분의 삭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피케티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책의 중국 출판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내 프랑스 출판사와 접촉하는 다른 중국 출판사들 역시 일정 부분 책 내용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이 책이 중국 본토에서 출판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신출판사는 이 책의 출간에 대해 피케티와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중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피케티 교수는 책에서 2018년 중국의 상위 10% 부자가 중국 전체 부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고도 불평등 사회인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피케티가 2013년 낸 '21세기의 자본론'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연설에서 '21세기 자본론'을 인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