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없으니 소비 '뚝'"… 당정, 2차 지원금 논의 속도낼 듯

입력
2020.08.31 16:30
'선별지급' 이낙연 대표 당선에 당정 갈등 요소도 줄어
홍남기 부총리 "4차 추경 반대" 입장이 변수

지난달 국내 소비가 전월 대비 6%나 급감하자 당정 간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새로 선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재정당국이 모두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원칙에 동의하고 있어, 당정이 큰 갈등없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르면 9월 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과 당정협의를 열고 종합 민생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특히 상반기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지급했던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다하자 마자, 소매판매 지표가 올해 2월 (-6%) 이후 최대치로 줄어든 데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 회복에 재난지원금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재확인된 것"이라며 "2차 지급 논의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 모두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당정 간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필요하다면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선별 지급'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홍 부총리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아직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를 놓고는 당정 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정치권에서) 4차 추경해라, 2차 재난지원금을 줘라 말해도 정부에서는 효과를 짚어봐야 한다"며 "기존에 가진 재원으로 가능한지, 아니면 추가적 재원대책이 필요한지는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기존에 확보된 예산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발언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경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 입장도 급변할 수 있다. 홍 부총리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지금보다 피해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추경 편성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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