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스포츠

입력
2020.08.30 09:19

플래그십 세단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량으로 단순히 거대한 체격 외에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핵심 역량, 그리고 VIP와 함께 할 수 있는 존재의 가치를 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세단의 개발에 있어 많은 노력과 정성을 다하고 있다.

캐딜락 역시 마찬가지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CT6는 ‘라본’을 통해 에스칼라-라이크의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을 뿐 아니라 캐딜락이 가진 다양한 기술 및 하드웨어에 대한 경험을 대거 담아낸 모습이다.

그리고 캐딜락 CT6는 또 다른 매력을 하나 더 품고 있다. 이러한 캐딜락 CT6만의 특별함을 확인하기 위해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리본 CT6’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캐딜락 CT6의 페이스리프트 사양은 기존의 CT6 대비 더욱 길어진 5,227mm의 전장을 앞세웠다. 여기에 1,880mm의 전폭과 1,473mm의 전고가 어우러지며 대담하고 역동적인 세단의 비례를 그려낸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109mm로 여느 플래그십 세단의 ‘롱 휠베이스’ 사양과 유사하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CT6 스포츠’ 트림 기준 1,890kg으로 동급 플래그십 세단 대비 200kg 이상 가벼워 GM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차체 개발 능력’을 느낄 수 있다.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플래그십 세단

독일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성 상 데뷔 이후 이상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캐딜락 CT6의 디자인은 데뷔 초창기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리본 CT6를 통해 새롭게 변화한 디자인은 더욱 대담하고 과감한 모습이다. 특히 이번에 마주하게 된 CT6 스포츠의 경우에는 대담하고 강렬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바디킷이 더해져 ‘역동성’까지 더해져 그 가치가 더욱 높다.

실제 캐딜락 CT6 스포츠의 전면 디자인은 캐딜락 크레스트 엠블럼을 패턴화한 프론트 그릴 대신 캐딜락의 고성능 모델인 V와 같은 스포츠 ‘메쉬’ 타입의 프론트 그릴를 더했다. 이와 함께 에스칼라 컨셉에서 가져온 특유의 헤드라이트는 더욱 대담한 감성을 연출한다.

대담한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의 조화는 물론이고 대담하고 역동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바디킷을 더해지며 시각적인 감성을 더욱 높이는 점 또한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와 함께 보닛의 라인 역시 감성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측면의 실루엣은 고유의 긴 전장과 낮은 전고, 그리고 긴 휠베이스의 존재감을 명확히 느껴지며 네 바퀴에 적용된 19인치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측면 끝 부분에 살짝 돌출된 립 타입의 스포일러, 그리고 검은색으로 칠해진 윈도우 몰딩 또한 역동성을 키우는 부분이다.

후면 디자인 또한 에스칼라-라이크의 역동성이 CT6 스포츠에 이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양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사이를 크롬 가니시를 더해 더욱 세련되고 강렬한 이미지를 뽐낸다. 여기에 립타입의 스포일러 및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이 역동성을 더욱 강조한다.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공간을 마주하다

캐딜락 CT6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고성능 모델의 감성과 플래그십 세단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수정되고 있는 캐딜락의 새로운 대시보드 구성 아래에 카본파이버 패널을 대대적으로 사용해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연출한다. 대신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한층 여유롭고 넉넉한 감성을 제시해 ‘이중적인 감성’을 한껏 강조한다.

이와 함께 큼직한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한 계기판 등 실내 공간의 각 요소들이 제시하는 매력이나 가치, 그리고 소재의 고급감 자체는 굉장히 우수한 편이다. 다만 호평 받아야 할 요소들이 화려하게 도드라지지 못하는 건 GM 특유의 ‘연출기법’이 주는 문제라 생각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의 중심에는 캐딜락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가 직관적인 그래픽 테마로 제시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익숙한 구조일 뿐 아니라 하드웨어 및 프로그램의 반응 및 작동 속도가 우수해 사용성은 준수한 편이다. 이와 함께 10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엔트리 트림’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연출한다.

CT6 스포츠는 이미 그 체격에서 공간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1열 시트는 그 어떤 체격의 운전자라도 쉽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시트 역시 여유로운 편이라 되려 체격이 작을 때에는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다. 레그룸도 만족스러우며 버튼과 다이얼, 헤드레스트 등 각 요소들도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카메라를 통해 차체 후방을 바로 비추는 리어 카메라 미러 HD의 매력도 돋보인다.

2열 공간도 만족스럽다. 3,109mm의 긴 휠베이스를 통해 2열 탑승자에게 최적의 여유를 선사한다.

특히 체격이 큰 탑승자가 다리를 꼬고 앉더라도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스포츠 트림은 상위 트림인 플래티넘과 달리 전동 시트 및 마사지 기능이 빠진 만큼 기능의 아쉬움은 있지만 ‘공간의 가치’는 분명히 돋보인다.

차량의 체격과 실내 공간에 비해 아쉬움이 있다면 적재 공간일 것이라. 실제 캐딜락 CT6의 적재 공간은 433L로 동급의 플래그십 세단에 비해 조금은 작게 느껴지는 편이다. 그러나 적재 공간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 상황에서는 만족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V6 엔진과 10단 변속기의 매치업

캐딜락 CT6 스포츠의 보닛 아래에는 다른 트림의 CT6는 물론이고 XT5, XT6 등에서도 그 기량을 인정 받은 V6 엔진이 자리한다. V6 3.6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 출력 334마력과 39.4kg.m의 토크를 낼 수 있으며 10단 자동 변속기와 합을 이룬다. 구동방식은 AWD 시스템을 채택, 네 바퀴로 출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

이를 통해 CT6 스포츠는 가벼운 차체를 더욱 경쾌하게 몰아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욱 경쾌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복합 기준 8.7km/L의 공인 연비를 갖췄다.(도심 7.5km/L 고속 10.9km/L)

민첩한 드라이빙을 자랑하는 플래그십 세단

본격적인 캐딜락 CT6 스포츠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넉넉한 공간, 그리고 큼직한 스티어링 휠은 여지 없는 ‘쇼퍼드리븐’ 세단의 가치를 제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계기판의 그래픽과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 등을 느끼기 시작하면 ‘달리기 성능’이 기대될 수 밖에 없다.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날카롭게’ 손질된 V6 엔진의 질주가 시작된다. 흔히 RPM 상승에 따라 점점 활기가 돋보이는 것이 자연흡기 엔진의 질감이라고 하지만 CT6 스포츠는 생각보다 낮은 RPM에서도 충분히 몰아세우는 맛을 제시한다.

이는 엔진의 성능도 영향을 주겠지만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1,890kg에 불과한 가벼운 차체의 효과도 분명 영향을 줄 것이다. 덕분에 CT6 스포츠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통해 VIP에게도 ‘달리는 즐거움’을 다시 일깨우는 모습이다.

물론 캐딜락 CT6가 가진 334마력과 39.4kg.m의 토크가 절대적인 성능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 충분, 그리고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게다가 고회전 시 들려오는 사운드도 꽤나 매력적인 모습이다.

V6 엔진에 합을 이루는 10단 변속기는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이나, 수동 변속 시의 반응도 상당히 우수한 모습을 드러낸다. 덕분에 운전자는 어느 순간부터 적극적인 수동 변속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모습이다.

다만 스포츠 트림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스포티한 스타일의 패들시프트가 더해졌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흔히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한다면 빠르더라도 안정적인, 그리고 또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캐딜락 CT6는 사뭇 다르다. 일상에서는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면서도 ‘달릴 때’에는 확실히 주행의 템포를 끌어 올리고, 운전자의 의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투어에 두고 주행을 이어가면 제법 나긋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여유로운 주행을 이끄는 모습이다. 조향에 대한 무게감이나 조향 시 느껴지는 차량의 체격도 제법 작게 느껴져 일상에서 다루기 무척 편한 모습이다.

게다가 스포츠 트림이라고는 하지만 엔트리 트림인 만큼 MRC가 빠져있고, 또 휠 사이즈 역시 19인치로 상위 트림 대비 작아 승차감의 여유는 더욱 돋보이는 모습이다. 덕분에 CT6 스포츠는 일상을 위한 차량으로도 충분히 제 몫을 다한다.

여기에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게 되면 곧바로 ‘캐딜락의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MRC가 탑재되지 않더라도 이미 포용력은 물론이고 단단한 지지력을 갖고 있는 서스펜션은 자신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운전자의 조향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실제 캐딜락 CT6 스포츠와 주행을 이어가면 기대 이상의 민첩성과 날카로운 반응을 통해 플래그십 세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역동성을 누릴 수 있어 ‘주행의 즐거움’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성능에 대한 억제력을 제시하는 제동 성능 역시 절대적인 제동성은 물론이고 제동력의 지속 능력이 뛰어나 ‘운전자에게 더욱 높은 신뢰도’를 제시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제시하면서도 캐딜락 CT6 스포츠는 ‘탑승자의 안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실제 시트 벨트 프리텐셔너는 물론이고 속도 감응식 스티어링 시스템, 햅틱 시트,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외에도 나이트 비전과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등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이 더해져 적극적인 사고 방지를 돕는다.

좋은점: 강렬한 디자인과 드라이빙, 그리고 가격적인 메리트

아쉬운점: 다소 빈약한 2열의 가치, 그리고 협소한 적재 공간

가장 부담 없이, 그리고 가장 강렬한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스포츠는 무척 특별한 존재다.

현재 만날 수 있는 수입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합리적이고 또 공격적인 가격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다채로운 기능과 배기량 대비 강렬한 성능을 자랑하는 V6 엔진을 기반으로 스포티한 즐거움까지 모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뒷좌석에 앉아 하루 종일 헛기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좌석에서 이끌고자 하는 VIP는 그 가치에 웃을 수 있는 차량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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