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팩트 복습]코ㆍ입 정확히 가려야…'턱스크'는 그만

입력
2020.08.29 18:00
다시 보는 코로나19 팩트체크<2> 마스크ㆍ건강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2ㆍ3월에는 마스크 수급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져 일주일에 두 장밖에 사지 못 하게 하는 규제 정책도 시행됐다. 마스크가 귀한 대접을 받도 보니 마스크 재활용에 대한 가짜뉴스, 근거 없는 소문도 쏟아졌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요즘 마스크는 또 다시 인기 상품이 됐다. 혹시 모를 마스크 구입난을 우려해 사재기 조짐도 보이고 있다.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한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스크가 '최고ㆍ최선의 방역 물품'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만 잘 쓰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사례도 많다. 한국일보는 이에 27일 신천지발 유행 때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가 검증한 마스크 관련 정보들을 다시 정리해 봤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건강 관련 정보도 모아 봤다.

마스크 재활용, '한 번 쓴 뒤 버리는 게' 원칙

'비싼 마스크는 필요 없다. KF80 마스크로 충분하며, 일주일 이상 써도 괜찮다.'

마스크 구입에 대한 규제가 없던 2월 의학전문기자인 홍혜걸 박사의 이 발언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마스크를 사는 게 어려웠던 이 때 많은 국민이 마스크 구입 걱정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나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팩트체크센터의 판단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였다. 마스크 재사용 여부는 마스크를 쓴 환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스크 원형이 양호하다면 며칠 더 쓸 수 있다. 그러나 '양호'에 대한 판단 기준이 추상적이라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같은 마스크라고 해도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쓴 마스크와 통풍이 잘 되는 넓은 공간에서 사용한 마스크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마스크를 코까지 완전히 덮어 밀착해 사용하고, 비말(침방울)이 많이 튀지 않는 장소에서 깨끗이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건 '귀한 마스크'의 재활용 여부였다. 발광다이오드(LED)자외선 살균기로 소독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지, 소금물에 담갔다가 말리면 다시 쓸 수 있는지 등 온갖 재활용 방법이 공유됐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LED 자외선살균기 소독은 일부 효과가 있는 반면, 소금물 소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로 결론 났다.

LED 자외선살균기의 경우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지금까지 연구 된 바이러스에 코로나19는 포함되지 않았다. 세균 증식에 따른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면 LED 자외선살균기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이미 마스크에 묻어 있는 코로나19 균의 제거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나 많은 전문가는 마스크 재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최대한 안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던 전문가들도 '가급적 재사용보다는 폐기하는 게 좋지만, 부득이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

덥다고 턱에 걸치는 '턱스크는 위험'

요즘 턱에 걸치기만 한 마스크, 이른바 '턱스크'를 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날씨가 더워져 답답함을 호소, 숨을 편하게 쉬기 위해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다. 잠시 마스크를 내리는 턱스크는 과연 괜찮을까. 센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부절적한 사용법이라며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는 비말로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확진자의 침방울이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면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은 매우 높다. 마스크를 쓰는 건 비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호흡기인 코와 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턱스크 사용은 코와 입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방역당국은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썼다가 벗었다를 반복하는 행위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마스크를 쓰고 벗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바이러스와 각종 오염에 노출돼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올바른 마스크 사용법으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도록 착용한 뒤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마스크를 사용하는 동안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했다. 마스크에 묻은 바이러스가 손에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손으로 만졌다면 손을 비누나 손 소독제로 닦으라고 당부했다.

덴탈마스크, 잠깐 사용 괜찮지만 가급적 KF마스크를

더위가 시작될 무렵인 6월 초 비말차단용마스크(KF-AD)가 나오기 전만 해도 덴탈마스크는 우리를 더위에서 구해 줄 소중한 존재로 주목 받았다. 보건용 마스크인 KF 마스크보다 얇아 통풍이 잘 되고 호흡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팩트체크 센터는 '덴탈마스크를 써도 감염 예방과 생활방역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절반만 사실'이라고 판정했다. 감염 위험이 크지 않은 야외 공간에선 더운 날 한시적으로 덴탈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괜찮지만, 그 외 공간에선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또 의료용 마스크이자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3M'의 중국산 마스크인 'N95'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에 더 유리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N95의 경우 호흡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일반인들의 착용을 권유하지 않았다. 당시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N95를 착용하려면 1시간도 착용하기 힘들고, 숨이 차 일상 생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4월 중국산 N95 마스크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용도로'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지만, 품질 문제가 심각해 승인 취소를 내렸다. FDA는 두 달 뒤인 6월 초 "N95 마스크를 포함해 중국산 마스크는 재사용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폐 섬유화ㆍ만성 감염병 발전 가능성 낮아

당시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관련 정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폐 섬유화가 일어나는 등 폐가 많이 손상된다는 내용이었다. 센터는 이에 대해 '아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결론냈다.

폐 섬유화는 산소를 공급하는 폐가 섬유화되면서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폐 섬유화 논란이 확산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폐 손상으로 중증환자가 된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성 폐렴은 폐 섬유화의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며 "모든 종류의 폐렴은 심하게 앓은 뒤 섬유화가 일부 남을 수 있지만, 폐 기능을 떨어뜨릴 정도로 섬유화가 되는 경우는 적다"고 설명했다.

당시 코로나19가 한 번 걸리면 낫기 어려운 만성 감염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대다수가 완치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센터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을 때인 4월 14일 기준 국내 확진자 중 완치자는 7,534명으로 71.3%의 완치율을 보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시 "재양성을 받은 확진자의 바이러스가 한두 달 이상 계속 검출되면서 지속되는 형태는 아니다"라며 "이전에도 호흡기 바이러스 중 지속되는 질환은 없었다"고 말했다. 4월 중순쯤 31번 확진자가 통상 치료 기간인 3ㆍ4주를 넘겨 만성 감염병이란 얘기가 나왔는데, 당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1번 확진자는 특이하게 장기간 입원한 케이스로,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신부에게 손 소독제는 해롭다? 이상 없음

당시 1급 발암물질인 알코올이 들어간 손 소독제와 관련, '임신부가 지속적으로 사용해도 안전할까'란 궁금증이 나왔다. 알코올로 손을 자주 소독하면 피부를 통해 흡수돼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결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였다. 계속 써도 문제없다는 것. 당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신부나 수유하는 여성이 손 소독제를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체내에 흡수 될 정도의 농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피부를 통해 알코올이 흡수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해도, 흡수된 알코올이 아주 적어 신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알코올은 몸밖으로 배설이 빠른 만큼, 체내에 쌓일 가능성은 없다.

다만 알코올이 마를 때 냄새를 맡지 않는 게 좋다. 기화된 알코올은 폐나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정제를 사용할 땐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사용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류호 기자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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