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와 비슷하다는 지난해 링링… 한반도 어떻게 덮쳤나

입력
2020.08.25 07:01
경로ㆍ위력 유사 지난해 태풍 링링
강수보다 거센 바람 탓 사상자 발생

북상 중인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26일부터 한반도에 본격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엄청난 강풍을 몰고 왔던 제13호 태풍 '링링'의 경로와 위력과 가장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다.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했던 링링은 2019년 9월 6∼8일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북상,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피해를 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주차장 인근 한진택배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A(38)씨가 깔려 목숨을 잃었고, 경기 파주의 이모(61)씨는 강풍에 뜯긴 골프연습장 패널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충남 보령에서는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을 보수하다가 함석지붕과 함께 30m나 날아가 옆집 화단에 부딪혀 사망하는 등 주로 강수보다는 거센 바람으로 인한 사상자가 나왔다.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만 419건이었다. 벼 쓰러짐 등 농작물 피해는 1만 4,468헥타르(㏊)로 여의도 면적 290㏊의 50여배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16만 1,646가구가 장시간 정전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링링보다 세력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풍 바비의 경우 링링보다 한반도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링링 때보다 태풍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태풍은 26일 오후에 제주도를 통과한 뒤 26일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에 목포 서쪽 해상을 지나겠다.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하면서 중심최대풍속 45m/s, 강도 '매우 강'의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10분 평균)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한다. '매우 강'은 44m/s(158㎞/h)~54m/s(194㎞/h) 수준으로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분다는 뜻이다. 링링 역시 '매우 강'의 중형 태풍이었다.

태풍 바비는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다가 목요일인 27일 오전에 서울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철탑이 넘어갈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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