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웹툰 작가 기안84(36ㆍ본명 김희민)와 그의 웹툰 '복학왕'을 놓고 일각에서 연재 중단 및 작가 퇴출 요구가 거세지자 웹툰협회가 "비판과 견해의 도를 넘은 위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공식 문제제기에 나섰다.
24일 웹툰협회는 성명을 내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나 작가퇴출, 연재중단 요구는 파시즘”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ㆍ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등 일부 단체들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안84의 연재 중단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 협회가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협회는 복학왕의 내용이 적정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작품 자체의 가치평가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여성혐오와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비하와 조롱 혐의에 바탕한 독자들의 문제제기와 비판의 함의는 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별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비판과 지적을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와 ‘웹툰’ 작가, 플랫폼, 에이전시 운영자들의 자질과 소양을 폄훼하고 평가절하하는 기제로 확장하려는 어떤 시도나 조짐도 단호히 배격한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에 대한 불편함도 숨기지 않았다. 협회는 대책위를 두고 "여혐 논란 틈에 젠더감수성과 성폭력 어젠다를 축으로 정파적 위상을 높이려는 특정 정당과 일부 여성단체들과의 연대 포지셔닝으로, 만화계 내 영향력과 여타의 헤게모니 장악 의도가 다분하다"고 규정했다. '만화계'라는 단체 이름이 붙긴 했지만 "웹툰 관련 협회 범주의 어느 작가나 회원들도 이 단체를 만화계를 대표하는 만화계 내 ‘성폭력대책위’로 인지하고 추인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대책위가 최근 웹툰 작가들에게 '성평등한 작품을 위한 주의점'이라는 이름으로 권고한 지침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침에 따르면 만화 캐릭터는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지 않아야 하며, 여성의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연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