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갤럭시는 '아재(아저씨)'들이 쓰는 폰이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요?"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고경영진과 자리였지만 수직적인 관계 보단 수평적인 관점에서 실질적인 해법 찾기에 주력했다. 지난 19일 수원사옥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타운홀 미팅' 분위기는 그랬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렸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내 '타운홀 미팅'에선 직원들의 가감없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갤럭시 충성 고객뿐 아니라 젊은층도 만족할 만한 혁신적인 디자인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자리에선 보다 정교한 시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한 직원은 "갤럭시를 '아재폰'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미래 세대에 대한 시장 분석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실제 갤럭시는 수년째 애플 아이폰 특유의 '감성'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9세 여성 중 아이폰 사용 비율은 58%였고, 30대 여성 중엔 44%였다. 전체 아이폰 사용 비율인 18%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우리가 쌓아왔던 이미지가 잘못된 게 아니다.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CMF(색상, 재료, 마감)를 젊게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년 신제품부터는 과감하게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 사장은 이어 "'밀레니얼ㆍZ세대(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를 지칭) 뿐 아니라 아재까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제품과 관련해 잇따라 제기된 마케팅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지난 5일 '갤럭시언팩 2020' 개최 하루 전 노출됐던 '갤럭시노트20' 사태에 이어 베일에 가려진 '갤럭시Z폴드2' 시제품까지 일부 유튜버에 의해 공개되면서다. 그동안 정보기술(IT) 전문매체나 해외 유명 IT 전문가 등을 통해 일부 사양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제 제품이 그대로 노출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를 공개한 유튜버도 구독자 수가 수십명에 불과한 사실상 무명이란 점에서 사내에선 '고위 임원의 자제가 아니냐'란 등의 억측도 이어졌다.
노 사장은 이에 "우리 마케팅에 의해 제품이 전달된 것이 아니라 출시 전 사업자에게 시험용으로 제공하는 망연동 시료가 특정사업자에서 해당 유튜버에게 전달이 됐고 이슈가 됐다"며 "통신사를 통해 원인규명,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 공식사과에 대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 받았다"고 해명했다.
직원들은 현재 가장 위협적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화웨이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면서 선전한 결과란 점을 감안해도 유럽이나 중남미 지역에서 화웨이의 상승세는 상당하다. 노 사장은 "(화웨이에) 특히 부족했던 원가경쟁력에 대해 많은 효율화를 통해 이제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하반기부터 (화웨이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당연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