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폭염경보가 발령된 대구시민들이 방역과 찜통더위로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통하는 대구는 19일 낮 최고기온이 36도로 예년 최고기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스크 착용에 따른 체감온도는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에는 인부들이 산업용 마스크와 KF94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안전모를 쓰고 뙤약볕 아래 작업하는 얼굴에는 마스크가 땀방울에 흠뻑 젖을 정도였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 때문에 눈을 쉴새 없이 깜빡이면서도 누구 하나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S건설 공사팀장은 "전국 현장을 다 다녀봤지만, 대구만큼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곳은 못 봤다"며 "올 초 한바탕 홍역을 치른 탓인지 최근 몇 달 동안 현장에서 마스크 없는 맨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대구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초등학생 4명이 일정 간격을 두고 하교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전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인솔 교사가 없어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사회적 거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윤효정(31)씨는 "어린이들도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할 정도로 대구의 방역은 자리를 잡았다"며 "수도권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니 찜통더위라도 마스크는 꼭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취약계층과 노약자 관련 폭염 대책에 더해 코로나19 방역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에는 냉방용품을 비대면으로 지원하고 방역을 겸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500여명으로 구성된 119폭염구급대도 비상대기 중이다.
시는 공공 다중집합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개인 방역 위반자에 대한 동선 파악 등 경찰, 소방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마다 폭염 대책은 되풀이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작업까지 병행하면서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더워도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