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을 e스포츠 허브로"

입력
2020.08.18 19:30
"코로나 이후 패러다임 전환기에
핵심기술 사용되는 훌륭한 수단"
4차 산업혁명 주도할 우회로 판단


중국이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도 베이징을 이른바 'e스포츠 허브(중심)'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푸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 겸 출판국장은 지난 주말 e스포츠 팀과 게임업계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e스포츠 베이징 2020' 계획을 발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푸 부부장은 "중국이 새로운 '인프라 스트럭처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아 문화 생산품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e스포츠는 보다 많은 핵심 신기술이 사용되는 훌륭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e스포츠는 중국 문화의 글로벌화를 위한 대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 부부장이 말한 인프라 스트럭처 이니셔티브는 시 주석이 적극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10조위안(약 1,700조원)을 들여 5세대(5G) 이통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게 골자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신기술에 10조위안을 투입하는 이 프로젝트가 중국 공산당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애널리시스인터내셔널의 게임분야 분석가인 랴오쉬화는 "다양한 업체들 간의 협력을 중국 정부가 직접 주도함으로써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로 실물경제는 충격을 받았지만 온라인 게임 분야의 매출은 되레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34% 증가한 1,395억위안(약 23조7,100억원)에 달했다. 모바일게임 분야만 놓고 보면 매출 성장세가 35.8%나 된다.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 1위인 텐센트를 필두로 중국 게임업계가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인 매출도 작년보다 급증했다.

중국의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1년에 1,651억위안(약 19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대회를 2년 연속 유치하는 등 e스포츠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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