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교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정부가 교회 내 소모임까지 금지하자 교계에서는 반대로 '교회에만 엄격하다'는 불평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이 비등한 가운데 교회가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누적 확진자는 312명으로 늘어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277명)을 넘어섰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도 12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34명),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26명) 등 교회 중심으로 확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집단감염 불안 요소로 종교계 특히 교회를 주목하는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는 2주일간 교회 등 모든 종교시설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교회에서 유독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유로는 우선 개신교의 예배 특성이 꼽힌다. 찬송가를 부르거나 '아멘'을 외치고 때로는 큰 소리를 내는 통성기도를 하는 예배 과정에서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성경연구회 등 각종 소모임이나 여름철의 단체 수련회 등 신도 사이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각종 행사도 취약지점으로 꼽힌다. 예배가 끝난 이후 함께 식사를 하는 문화도 집단감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이달 초 20명 이상이 확진된 기쁨153교회 교인들은 지하 1층 환기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도시락을 함께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주교ㆍ불교 등 타 종교와 달리 중앙 통제식 관리가 부재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천주교는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조직이고, 불교 또한 최대 종단인 조계종이 전국 사찰을 관할하는 형태라 정부의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한 종단의 통제가 개별 성당ㆍ사찰까지 강력하게 미친다. 반면 개신교의 경우, 교단만 100여개가 넘는 탓에 상대적으로 종단 차원의 일관된 통제가 어렵고, 일부 영세한 개척교회의 경우엔 시설이 빈약해 집단감염에 취약한 실정이다.
정부 당국의 방역활동에 대한 일부 교회의 비협조적 태도도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광훈 담임목사가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바람에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이 교회는 최근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신도에게 진단 검사를 미루라고 요구하고 교회 강당에선 신도들이 5일 가까이 합숙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합숙한 이들 중엔 코로나 확진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지난 4월에도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무시한 채 예배를 강행해 방역당국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