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주요 사건들도 갈림길에 섰다. 사건을 맡은 부장검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수사의 방향성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나 검언유착 의혹 등 속도가 나지 않는 사건에서 새로운 수사팀이 지휘부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8월 말 전후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주요 사건의 수사팀 진용이 바뀔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월 총선 이후 수사속도를 높이겠다’고 언급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나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던 검언유착 의혹 사건 모두 예외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수사가 본격화된 울산 선거개입 사건의 경우, 올해 1월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한 뒤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100여명 이상을 소환 조사하며 물밑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1월 한 차례 소환 조사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추가로 소환하지 못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 교체 전에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월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된 데다 이후 법원이 기소 후 임의수사와 관련한 영장 발부에 소극적인 입장이라 추가자료 확보가 사실상 중단되는 등 수사를 계속할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이 공식적으로는 수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주요 피의자의 출석 불응으로 수사는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또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5일 구속 기소한 후 답보 상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ㆍ불기소 권고를 한 데 이어, 한 검사장 휴대폰 압수수색 과정에서 ‘육박전’까지 벌어져 수사를 이어나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사팀은 아직 한 검사장에게 추가 소환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교체가 확실한 가운데, 이 지검장의 선택에 따라 수사 계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세월호 사건 재수사도 서울중앙지검에 걸려 있는 사건 못지않게 향방이 주목된다. 수사팀이 해경 지휘부의 구조 지휘 책임, 청와대 등의 특조위 활동 방해 의혹을 재판에 넘긴 가운데 ‘검찰 수사 외압’이나 ‘기무사 유가족 사찰’ 의혹 등은 여전히 갈 길이 먼 수사다. 하지만 임관혁 수사단장이 최근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되며 향후 수사팀 구성 등 수사 전망이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