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 교회ㆍ결혼식장 집단감염 불안 고조

입력
2020.08.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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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회 정규 예배 외 대면모임 금지
예식장 재입장 금지, PC방 명부 관리 의무
관광ㆍ피서지 거리두기 준수 미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맞춰 수도권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교회와 결혼식장, 음식점 등 각종 다중이용시설 관계자와 이용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교회가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예배 및 소모임 활동에 대한 경계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서울ㆍ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격상된 16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강동구 명성교회 등 대형 교회들은 긴장 속에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대부분 교회에서 예배 시간 동안 2m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고 교회 출입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서울시가 15일부터 종교시설 내 정규 예배 외에 대면 모임 등을 금지하면서 대부분 교회에서 소모임은 중단됐다. 서울 성북구 A교회 관계자는 "지난번 신천지발 집단감염 당시처럼 다시 온라인 소모임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하객이 모이는 결혼식장도 불안감 속에 예식을 진행했다. 서울 광화문의 한 결혼식장 입구에는 '결혼식장 재입장 금지' '커피 등 외부 음료 반입 금지' 등의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일부 하객이 피로연장 재입장을 시도하다가 제지하는 식장 관계자과 실랑이를 벌이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19일 오후부터 출입자 명부를 관리해야 하는 PC방 업주들도 근심이 적지 않다. 실제 수도권 일대 코인노래방이나 오락실, PC방 등 실내 다중 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는 등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중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권고사항을 엄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게임을 하는 와중에도 반드시 마스크를 쓸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했다.

연휴 이틀째인 이날 관광객이 야외로 몰려들면서 야외 다중시설도 긴장 속에 인파를 맞았다. 이날 경기 파주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대체로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켰지만 거리두기는 다소 미흡했다. 서너 명이 한꺼번에 몰려다니거나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관광객도 일부 있었다. 피서객들이 몰린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 등에서는 거리두기가 물리적으로 지켜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발열 검사 후에 입장을 시키고 파라솔 등 차양시설 설치에 제한을 두는 등 조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영훈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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