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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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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에서 강의실로 가는 유대인 학생들이 가로막히고 괴롭힘을 당하고 공격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 중인 대학 친(親)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대에 사실상 해산을 종용했다. 유대인을 향한 증오가 시위 저변에 번지고 있다고 규정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에서 열린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 기념일 행사 연설을 통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과 이어진 양측 간 전쟁 발발 이후 '반(反)유대주의(유대인 차별·배척)'가 부풀어 올랐다는 사실을 환기했다. 그는 하마스의 테러를 2차 대전 중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연결하며 “유대인 증오는 홀로코스트로 끝나지 않았다”며 “75년도 아니고 7개월 반이 지났을 뿐인데도 테러를 저지르고 이스라엘인을 잔인하게 학살하고 인질을 잡아간 게 하마스였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벌써 잊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며 “어느 누구를 향한 증오에도 피난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골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대학 시위에 반유대주의 혐의가 짙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 인식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 시위를 기본권으로 존중하고 보호한다. 그게 미국”이라면서도 “미국의 대학에는 반유대주의나 혐오 발언,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물리적 공격, 기물 파손은 평화 시위가 아니다. 그것은 법 위반”이라며 “우리는 법치를 옹호한다”고 밝혔다. 이런 압박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에도 그는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법치와 공존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백악관은 이날 대통령 연설에 앞서 가이드라인 발간·배포와 캠퍼스 안전 포털 운영 등이 포함된 대학 내 반유대주의 대응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위대와 대치 중인 대학으로서는 백악관의 입장 정리가 반갑다. 가뜩이나 속출 중인 강경 대응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에도 일리노이주(州) 시카고대에 경찰이 투입돼 농성 천막이 철거되고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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