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전직 비서실장 "성추행 피해 호소 들은 적 없다"

입력
2020.08.13 15:01
경찰,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원장 소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주명(57)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원장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박 전 시장을 고발한 피해자의 피해 호소나 전보 요청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오전 9시50분쯤 김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3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된 서울시 ㆍ현직 관계자 중 첫 소환 사례다.

이날 오후 1시32분쯤 조사를 마치고 서울경찰청을 나선 김 원장은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며 "알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하고, 갖고 있는 자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어 "(피해자로부터) 전보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성추행을 조직적으로 방조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달 16일 김 원장과 고한석ㆍ오성규ㆍ허영ㆍ김주명 등 박 전 시장의 과거 비서실장들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가로세로연구소는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해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ㆍ방조ㆍ묵인한 것처럼 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해 민ㆍ형사상의 엄정한 법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지겠다"며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법 절차에 따른 진실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피해자의 고충 호소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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