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분을 읽으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느라 집에 묶인 어린이의 심정인가 했다. 끝까지 읽으니 입원해 투병 중인 어린이 목소리로 들린다. 동시에서 몸이 아픈 어린이의 목소리를 처음 듣는 것 같아 부끄럽고 반갑고 고맙다. 그래, 큰 병과 싸우며, 철저하게 감염 관리를 하고, 병실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 병원 학교를 다녀야 하는 어린이도 있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 밖을 그리워한 경험은 병원 바깥의 바람과 햇볕과 꽃을 상상하는 마음에 조금 더 가닿을 수 있게 할까.
병실에 바람은 불지 않지만 바라는 마음까지 잠잠해지지는 않는다. 친구가 찾아온다면 아픈 몸을 조금 움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람이 풍차를 돌리듯, 너와의 만남을 바라는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