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4 주택공급대책’에서 서울시가 3040세대를 위한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로 제시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브랜드 ‘연리지홈’을 포함, 신규 주택 브랜드 3개를 공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 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자기 지분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분양받은 사람이 분양가의 20∼40%를 우선 내고 해당 지분만큼만 취득한 다음 나머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추가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여기서 LTV는 최초 취득 지분인 ‘분양가의 20∼40%’에 적용된다. 가령 최초 취득 지분으로 분양가의 40%를 택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분양가의 40%’의 40%, 즉 분양가의 16% 수준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천 원장은 “한국인들이 생애최초 주택을 마련할 때 대출받는 비율이 38%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며 “이는 반대로 60% 정도는 자기 돈으로 부담한다는 뜻이므로 초기 지분 부담이 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추첨제와 가점제 여부, 사업장으로 고려하는 부지, 초기 취득 지분 비중 등 세부 정책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주택 브랜드 ‘연리지홈’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뜻하는 ‘연리지(連理枝)’에서 따온 이름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분적립형 분양이 자본금이 부족한 30∼40대의 실수요를 충족하면서 ‘로또 분양’도 예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용 사장은 “SH가 소득 1∼4분위를 대상으로 임대주택, 7분위 이상을 대상으로 일반 분양을 공급했는데, 지분적립형은 그 동안 빠졌던 5∼6분위를 대상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20년 이상을 (거주하면 식구가 늘어) 작은 평수에서 사는 것은 무리라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보완책 마련도 시사했다.
시와 공사는 저이용 유휴 부지 개발이나 공공시설 복합화 사업 등을 통해 신규 주택 공급 대상지를 확보해 2028년까지 지분적립형 주택 약 1만7,000호를 지을 예정이다.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는 공공참여형 재건축과 관련해 그는 “용적율을 300%로 높여도 건물 사이 간격이 좁고, 그림자로 인해 일조권이 침해 받는 문제가 생긴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공사는 50∼60대 장년층을 위한 사업 모델인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누리재’로 부르기로 했다.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자율주택정비사업(도시재생 지역에서 주민들이 모여 소규모 공동주택을 신축)에 참여하는 노후 주택 소유자가 원할 경우 기존 주택을 공공에 매각한 뒤 공공임대주택에 살면서 매각 대금에 이자를 더한 돈을 10∼30년간 연금으로 수령하는 모델이다. 공사 시뮬레이션에서는 자산평가액 2억7,700만원인 집의 소유주가 30년 연금형을 택하면 공공임대주택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선공제한 후 연금으로 최대 66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또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도전숙’에는 ‘에이블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도전숙은 1인 기업 및 예비 창업자를 위한 주택이다. 2014년 공급을 시작해 현재 563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