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드기'에 또 목숨 잃어… 물리면 20% 사망

입력
2020.08.11 11:13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북 장수군에서 60대 주민이 지난 10일 SFTS로 숨지는 등 올들어 109명의 환자가 발생해 16명이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름철에 SFTS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나 논밭에서 작업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드기 종류는 참진드기(작은소피참진드기) 물렁진드기 털진드기 집먼지진드기 옴진드기 응해 등 760여종이 있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진드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온이 평균 1.6도 올라가면 진드기 개체가 4배로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가운데 참진드기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사람에게 SFTS를 감염시킨다. SFTS는 4~11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뒤 6~14일 잠복기 후 38~40도 고열과 오심,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과 무기력증, 식욕부진 등을 보이는 감염병이다.

SFTS는 2013년 국내에서 첫 발생한 이래 1,190명의 환자가 생겼으며 230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19.3% 정도다. 여성 고령층이 농업활동을 하거나 임산물을 채취하다 감염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준석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참진드기는 우거진 풀숲ㆍ야산에서 주로 살지만, 최근엔 도시의 공원ㆍ뒷산 등에서도 발견된다”고 했다. 2016년 서울 동대문구와 성동구 용산구 마포구 구로구 금천구 강남구 일대에서 유기 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고양이가 참진드기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SFTS는 예방백신과 표적치료제가 없다. 김미영 질병관리본부 인수공통감염병 관리과장은 “SFTS는 아직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야외 활동할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긴 옷을 입고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작업복과 일상복은 구분해 입고 논밭에서 일할 때 소매를 단단히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넣는 것이 좋다.

진드기 기피제도 도움된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고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은 가지 말아야 한다. 귀가 후 옷을 털고 즉시 목욕한 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국립보건연구원 조사(2015)에 따르면, 진드기에 물리는 곳은 대퇴부 인근(18.6%), 무릎ㆍ오금 등 하퇴부(13.6%) 등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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