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단행한 청와대 수석급 인사에 대해 “사의표명 쇼”, “쓸모 없는 제스처” 등의 표현을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당사자인 ‘경제 라인’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범(凡)여권인 정의당에서도 이번 인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정수석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 정의당 출신 김제남 기후환경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비서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은 유임됐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며 “대통령 말대로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정책라인에 대한 인사 조치를 통해 정책 기조 전환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다”고 했다. 부동산 대책을 주도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교체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배 대변인은 “(이들이) 모두 건재한 가운데, 심지어는 노영민 비서실장마저 유임되며 3일 전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표명은 그저 쇼가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무ㆍ민정ㆍ시민사회 등 ‘정치 수석’이 바뀌는 건 관심 없다”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라인을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부동산 시장에서 확실한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와 확신을 주는데 실패한 내각과 청와대의 정책 당국자 책임을 묻지 않는데 국민이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오늘 인사는 핵심 정책라인에 대한 평가가 빠졌다는 점, 그리고 애초 노영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실 전원 사의표명과도 거리가 있는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주요 정책라인에 대한 과감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뛰어난 정무적 역량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호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
이어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경험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 사안을 조정,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상한 시기, 민생 현안이 산적한 이때 내정된 비서진의 책임이 막중한 만큼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