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교회발 코로나19 'n차 감염' 확산세...집합제한 명령 발동

입력
2020.08.09 13:51
풍동 반석교회, 주교동 기쁨153교회 발 확진자 잇따라
가족은 물론 어린이집, 같은 공간에 있던 이들도 확진

경기 고양시 풍동 반석교회와 주교동 기쁨153교회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역 사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집중 호우 등으로 실내 활동이 잦아지고, 방역지침이 다소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이재준 고양시장은 종교 활동과 단체 모임 등의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9일 방역당국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60대 여성 A(고양시 116번 확진자)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자원봉사센터 매니저로, 지난 6일 주민자치위원인 60대 B(고양시 108번 확진자)씨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6일 고양시 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매니저 간담회를 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파악돼 접촉자들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또 A씨의 가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A씨의 감염자로 지목된 B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풍동 시립 숲속 아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아 C(고양시 105번 확진자)양의 외할머니다.

앞서 지난 8일 이 어린이집에서는 C양을 비롯해 20대 보육교사 D(고양시 104번 확진자)씨와 3세 남아 원생(고양시 106번 확진자), 50대 원장(고양시 107번 확진자) 등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방역 당국이 반석교회에 대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신도인 20대 여성(고양시 101번 확진자)이 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것을 확인, 전수 검사를 벌인 결과 D씨를 비롯해 어린이들과 어린이 부모 및 할머니 등 집단 및 n차 감염을 확인한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B씨를 포함해 B씨의 둘째 딸과 셋째딸, 사위, 손녀 3명 등 3대 일가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째 딸과 첫째 딸의 아들은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B씨가 속한 풍산동 주민자치회 다른 위원인 50대 남성(고양시 114번)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23명으로 늘었다.

고양시는 B씨 등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주민센터를 오는 11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민원 사항은 인근 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반석교회 발 코로나19 감염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기쁨153교회 발 코로나19는 지역 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쁨153교회의 확진자인 목사와 접촉한 용인시민 1명과 고시양 90번 확진자와 접촉한 충남 아산시민 등이 지난 8일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기쁨153교회 관련 확진자도 18명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 목사가 서울 강남의 다단계 판매업체인 ‘엘골인바이오’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 이 곳을 통해 감염이 발생했고 이후 기쁨153교회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고양시는 오는 23일까지 관내 종교시설 소모임과 단체급식 등에 대한 집합제한명령을 내렸다. 예배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수련회·기도회·부흥회·성경공부모임 등 각종 대면 모임 활동이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시 벌금 3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새 확진자가 또 발생하자 이재준 고양시장은 9일 오전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이 시장은 “주교동과 풍동지역 교회에서 최초 감염이 발생한 후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시에서는 오늘부터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려 종교시설 내 소모임 등을 금지한 상태”라며“시는 현 단계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생각하며 9일부터 2주간은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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